마음의 감기라 불리는 우울증은 생각보다 많은 요인과 관련되어 있다. 연인과 이별을 하는 등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아도 충분히 우울증을 겪을 수 있다. 우울증과 관련된 여러 연구를 확인해보면, 우울증 발병 위험을 높이는 몇 가지 생활습관과 사회적 요인이 있다.
저녁 혼밥하는 싱글
저녁 식사를 혼자 하면 우울증 발생 위험이 1.4배 높아진다. 대한가정의학회지에 게재된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경실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혼밥과 우울증, 그리고 자살 생각이 유의미한 관계가 있었다. 성인 5명 중 1명 이상(22.9%)이 저녁식사를 홀로 했다. 저녁 혼밥하는 사람의 우울증 위험은 26.6%였다. 가족과 함께 먹거나(17.7%), 가족 외 다른 사람과 함께 먹는 사람(18.4%)보다 높았다. 저녁 혼밥하는 사람의 우울증 위험은 가족과 함께 먹는 사람보다 1.4배 높았고 자살 생각은 1.5배 높았다. 특히 저녁 혼밥의 영향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컸다.
점심 거르는 여성
한국영양학회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점심을 거르는 여성의 우울증 발생 위험이 혼자 먹거나 함께 먹는 여성보다 2.7배 높았다. 점심을 일주일에 2회 이하 섭취하는 여성은 주 5∼7회 먹는 여성보다 우울증 위험이 3.2배나 됐다.
특히 아침과 점심, 저녁 중 어떤 식사를 거르느냐에 따라 우울증 발병에 차이가 있었다. 아침을 가족과 함께 하는 여성의 우울증 유병률(3.5%)은 아침을 거르거나(6.1%) 혼자 먹는(6.0%) 여성보다 낮았지만, 차이가 적었다. 점심을 거르는 여성의 우울증 유병률은 13.8%, 저녁을 거르는 여성의 우울증 유병률은 7.2%였다.
집 대출금에 허덕이는 성인
전체 생활비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슈바베 지수를 기준으로 주거비가 과부담 상태인 경우 적정 부담인 경우보다 우울증 발병 위험이 5% 높았다. 문제는 국내 중년 이상 남녀 5명 중 1명은 주거비 과부담 상태다.
주거비에는 월세와 수도비는 물론 주거 관련 부채 이자, 관리비 등이 포함된다. 2016년 기준 45세 이상 남녀 우울증 발병률은 32.2%이지만, 연구 대상 중에서 주거비 과부담자의 우울증 발병률은 35.8%로, 적정 부담자(30.7%)보다 5.1% 높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계의 총소비 지출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3년 9.9%에서 2014년 13.4%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주거비 부담이 해마다 심화되고 있어 이에 따른 우울증 위험도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주 53시간 이상 근무하는 직장인
직업병 관련 국제 학술지(Annals of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Medicine)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주 53시간 이상 일하면 40시간 일하는 사람보다 우울증 유병률이 21% 높았다. 근무시간이 주 30시간대인 경우에도 주 40시간 일하는 사람보다 우울증 유병률이 높았다. 연구에서는 주 40시간 일하는 사람이 우울증 유병률이 37.9%로 가장 낮았다. 주 41∼52시간 일하는 사람은 43.4%, 주 35∼39시간 일하는 사람은 48.3%, 주 53∼68시간 일하는 사람은 52.5%, 주 68시간 초과 일하는 사람은 54.3%로 나타났다.
대사증후군 진단 받은 성인
대한가정의학회지에 게재된 연구 결과 ‘한국 성인에서 대사증후군 구성요소 및 대사증후군과 우울증과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대사증후군을 진단 받은 성인은 우울증 진단율이 2배 증가했다. 대사증후군의 진단과 관련있는 복부비만ㆍ낮은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 농도도 우울증 위험을 2배 이상 높였다.
특히 복부비만 판단 기준인 허리둘레 90㎝ 이상인 남성과 허리둘레 85㎝ 이상인 여성의 경우 우울증 진단율이 2.3배까지 높아졌다. 혈중 HDL 콜레스테롤 농도가 낮은 경우도 우울증 진단율이 2배 이상 증가했다. 대사증후군과 우울증과의 관계에 대해 연구팀은 혈관성 질환이 뇌소혈관질환을 발생시키고 신경생물학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켜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가설을 내놓았다.
30대 미혼 남성
대한영양사협회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30대 미혼 남성의 우울증 유병률이 같은 연령대 기혼 남성의 거의 5배에 달한다. 문제는 당뇨병ㆍ고혈압 유병률도 상대적으로 미혼 남성에게서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체질량지수 비만 비율은 기혼 남성에게서 더 높게 나타났다. 운동 횟수는 미혼 남성이 더 많았다.
그런데 고혈압, 뇌졸중, 당뇨병 유병률은 미혼 남성이 더 높았다. 특히 우울증 유병률은 미혼 남성이 1.59%로 기혼 남성(0.34%)의 거의 5배에 달해 이목을 끌었다. 혈중 비타민D 농도는 미혼 남성이 적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미혼 남성은 홀로 지내는 시간이 많고 가족과 어울리는 시간의 부재 등 환경적 요인에 따른 우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줌으로 화상회의하는 여성
화상 채팅 플랫폼 줌(zoom)을 활용하는 등 화상 회의에 따른 피로가 여성에게 더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코로나19 이후에 생긴 새로운 심리 질환 ‘줌 피로’에 관해 보도했다. 줌 피로 현상은 여성에게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여성은 남성보다 줌 피로를 평균 13.8% 더 많이 경험하고 있었다. 줌 피로는 비언어적 단서가 부족하고 화상회의를 하면서 한 곳에 갇힌 느낌을 받아 발생한다. 또한 화상회의를 하면서 자신의 화면을 실시간으로 보게 돼 거울 불안 현상이 나타나고 일대일 화상회의를 할 때 상대방 얼굴이 지나치게 가깝게 느껴져 피로도를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백수 된 전(前) 정규직 직장인
영국의학저널(BMJ)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정규직 근로자가 ‘백수’가 되면 우울증 위험이 두 배 가까이 높아진다. 정년 퇴직ㆍ해고 등 정규직에서 실업으로 바뀐 사람의 우울증 발생 위험이 1.78배로 가장 높았다. 고용 형태가 바뀐 뒤 우울증 위험은 여성이 남성의 1.83배였다. 이는 여성이 심리적으로 더 예민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다만, 비(非)가구주 여성의 우울증 위험은 고용 형태의 변화에 특별한 영향을 받지 않았다. 특히 여성 가구주가 정규직에서 ‘백수’가 됐을 때 우울증 위험은 3.1배로, 남녀 통틀어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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