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 처음 뛰어든 주린이도 10년차 고수도 겪는 주식시장 징크스가 있다. 가령 개인투자자들은 내가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르는 머피의 법칙을 겪는 경우가 많다. 주식시장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징크스, 어떤 게 있을까?
마일스톤 징크스
마일스톤 징크스(Milestone Jinx)란 이정표 또는 획기적인 단계를 의미하는 용어로 주가 지수가 특정 분기점에 도달하기 직전, 투자자들이 두려움에 차익실현을 하면서 상승세가 꺾이는 것을 말한다. 가령 우리나라 증시는 상징적인 지수를 돌파한 이후 급락하는 사례가 많았다. 기업실적이나 경기가 좋을 때는 마일스톤 징크스가 무력해지지만, 상승요인이 뚜렷하게 없는 경우 투자심리가 흔들리기 쉽다.
지난 1989년 주가지수 1,000을 돌파한 다음 급락했다가 2005년이 되어야 1,000선을 안정적으로 돌파할 수 있었다. 2010년에도 1,800선에 다가가면서 사흘간 주춤했다. 2011년 이후 2014년말까지 코스피 지수 2,000을 넘은 구간 일곱 번을 확인해보면, 대부분 2000~2100을 정점으로 하락하는 것을 볼 수 있다.
5월 하락설 징크스
매년 5월이면 증시가 하락한다는 징크스다. ‘5월엔 주식을 팔고 도망가라(Sell in may and go away)’는 미국 월가의 오래된 격언 중 하나로 통한다. ‘5월 하락설’ 징크스는 연초 상승 기대감은 사라지고 5월에 증시가 하락하면서 변동성이 커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와 관련해 월가의 많은 트레이더가 5월 넷째 주에 있는 메모리얼 데이에 앞서 주식을 정리하고 휴가를 떠나면서 주식 실적이 저조한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하지만 국내 증시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부터 10년간 5월 코스피 수익률은 10번 중 7번이나 마이너스를 기록할 정도로 5월 하락설이 재현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동학개미’란 용어가 널리 퍼졌던 지난해에는 어땠을까? 5월 1~18일간,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3조 4,125억 원을 수매도했지만 개인이 1~15일간 4조 1,844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코스피지수는 1%가량 빠지는 것에 그쳤다.
내가 사면 고점
주식, 코인을 하는 많은 사람이 겪는 징크스다. 내가 사는 가격이 바로 고점으로 매수하면 하락한다는 이야기다. 반대로 내가 팔면 오르는 경우도 많다. 내가 사면 내리고 내가 팔면 오르는 이 현상은 캘리포니아주립대학 터랜스 오딘 교수에 따르면, 지극히 일반적이다. 투자자는 항상 ‘저점매수&고점매도’를 목표로 하지만, 실제로는 고점에 매수하고 저점에 매도하는 경향이 크다. 이는 혼자서 투자할 때도 여럿이 공동으로 투자할 때도, 심지어 직접 투자를 하지 않는 주식펀드 투자자에게도 적용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주식매매를 빈번하게 할수록 손해만 커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산타랠리&1월 효과
산타랠리 징크스는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연말과 연초에 주가가 상승하는 것을 뜻한다. 1월 효과는 특별한 호재가 없어도 1월 주가 상승률이 다른 달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말한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0년~2020년 11년간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의 1월 평균 수익률은 각각 0.7%, 2.6%를 기록했다. 특히 코스닥지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연말에는 대형주와 배당주 주가가 양호하지만, 연초에는 중소형주가 선방한다는 주장도 있다. 특흐 2018년 1월에는 코스닥 지수가 14.4%나 상승했다. 2015년에도 9.0% 2019년에 6.0%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1월 효과와 함께 매년 1월 주식시장이 시작되고 거래일수 5일간 주가흐름이 한 해 시장을 결정한다는 속설도 있다. 즉, 연초 5일간 주가가 상승하면 그해에는 강세를 보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슈퍼볼 징크스
미국 주식시장에는 스포츠와 관련된 징크스가 있다. 슈퍼볼은 북아메리카프로미식축구리그(NFL, National Football League)로 미국 양대 풋볼 리그인 NFC와 AFC의 우승팀이 겨루는 챔피언 결정전이다. 슈퍼볼은 시청하는 미국인만 1억 명 이상이며 시청률은 해마다 70%를 넘는 경기다. ‘슈퍼볼 징크스’는 '내셔널 풋볼 리그(NFL)소속이 이기면 그 해 증시는 호황이고 아메리칸 풋볼 리그(AFL)소속이 이기면 약세'란 속설이다. 1967년부터 2018년까지 슈퍼볼 징크스가 맞아떨어진 경우는 48번 중 39번으로, 80%가 넘었다.
어닝 쇼크
기업이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저조한 실적을 발표해 주가(투자자)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어닝(earning)'은 기업의 실적을 말하며, 분기 또는 반기별로 기업이 집중적으로 그동안의 영업 실적을 발표하는 시기를 '어닝 시즌(earning season)'이라 부른다. 영업실적은 기업의 주가와 직결되기 때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에 시장의 예상치보다 영업실적이 저조하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와 반대로 영업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보다 높은 경우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 이는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라고 부른다.
액면분할 징크스
지난 4월 카카오 주가를 두고 ‘액면분할 징크스’가 맞아떨어질지 이목이 집중됐다. 액면분할은 수급 측면의 호재이지만, 삼성전자나 네이버, 테슬라도 액면분할 초기에 하락세를 탔다. 이는 가격이 낮아져 매수 접근성이 높아지지만, 거래량이 늘어 매도 접근성도 좋아지기 때문에 액면분할 이후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2018년 5월 삼성전자는 265만원에서 5만 3,000원으로 액면분할을 단행했다. 그런데 거래재개 첫날 5만 1,900원을 기록했다. 2.08% 하락한 것이었다. 6월 초에는 4만 9,650원까지 하락하며 2018년 5만원을 회복하지 못했다.
2015년 이후 액면분할을 단행한 코스피200편입 15개 종목 중 무려 11개 종목이나 액면분할 징크스를 겪었다. 하지만 카카오의 경우 액면분할 징크스를 깨고 거래 재개 첫날 급등세를 보였다.
소포모어 징크스
스포츠선수들이 데뷔 2년차에 슬럼프를 겪는 것을 말한다. ‘소포모어 징크스’ 또는 ‘2년차 징크스’라고도 부른다. 이는 스포츠 업계는 물론 주식시장에서도 나타나는데, 특히 코스닥 시장 상장사들에게서 발생하는 경향이 크다. 이에 대해 증권시장 상장 요건은 엄격한 탓에 기업실적이 고점에 있을 때 진입해 1~2년 후에는 실적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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