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의견에 동의하고 마음을 이해해주는 공감능력은 사회성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공감능력이 성공의 한 요소라는 주장도 제기되면서 공감능력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었다. 공감능력은 육아에서도 중요한 요소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모의 공감능력이 클 경우 오히려 부모 자신의 신체 건강에는 좋지 않을 수 있다.
사회성의 척도 공감능력
공감능력은 타인의 감정을 느끼고 생각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공감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감정이 없는 이기적인 사람 같고 사회성이 떨어질 것만 같다. 공감능력의 중요성이 부각되다보니 미취학 연령일 때부터 공감능력의 정도를 살펴보게 된다. 슬퍼하는 친구 옆에서 웃음을 짓는 우리 아이, 공감능력이 없는 건 아닐까? 고민하게 되는 식이다.
그런데 여러 연구를 살펴보면, 사실 공감능력이 과도하면 오히려 곤란할 수 있다. 과하게 공감능력이 발달하면, 타인에게서 느낀 공감적 사고와 정서를 자신의 것과 구분하기 힘들게 되기 때문이다. 즉, 분위기에 금세 휩쓸리고 타인의 의견에 잘 세뇌당한다.
공감이란 것 자체가 고통스러운 순간에 잘 이뤄지고 행복한 시기에는 약해진다는 의견도 있다. 가령 불행할 때 공감하고 협력한 사람들은 행복하고 성공하면 분열되기 쉽다.
아이의 마음 이해하고 공감하기
육아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양육자가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고 이해해주는 것이다. “그런 일이 있었어?” “우리 민준이 속상했겠다”라고 공감해야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다는 육아 전문가의 주장은 너무나 많다. 소위 ‘문제’ 행동을 하는 어린아이의 경우 먼저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공감능력이 큰 엄마에게서 자라는 아이는 좋을 수 있지만, 엄마의 심리상태는 마냥 긍정적이지는 않다는 주장도 있다. 건강심리학회(Health Psychology)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공감능력이 큰 부모는 자녀의 우울감과 칭얼거림을 정서적으로 달래주면서 면역력이 약화되고 전신성 염증까지 생길 수 있다.
아이의 감정 스스로 해결할 기회를 줘야
워낙 예민하고 공감능력이 큰 타입은 아이의 기분과 생각, 요구 사항이 과다하게 느껴진다. 사소한 표정 변화도 캐치하기에 ‘별 일’ 아닌 것도 중요하게 느껴진다. 불안한 마음이 들어 아이 주위를 맴돌고 간섭하기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 부모가 모든 것을 해주려고 하는 헬리콥터 부모가 되기 쉬우며, 불안감과 분노를 키울 수 있다.
아이에 대한 집착과 감정을 내려놔야 엄마의 스트레스 수치도 내려간다. 아이가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엄마가 꼭 감정을 해결해줄 필요는 없다. 특히 영유아가 아닌, 6세부터는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트러블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기분이 좋지 않은 상황이 종종 생길 가능성이 크다. 그럴 때마다 엄마가 해결해줄 수는 없다. 아이 스스로 본인의 감정을 깨닫고 해결할 기회가 있어야 한다.
공감능력 큰 엄마를 위한 심리처방전
공감능력이 크고 예민한 엄마가 24시간 육아를 할 경우 심리적으로 지치기 십상이다. 온종일 아이의 기분 변화에 온 신경이 가게 되기 때문. 육아의 부담을 해소하려면 매일 최소한 5분이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밖으로 나가는 것이 가장 좋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화장실이나 옷방처럼 집안에 한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자신의 에너지를 돌봐야 한다.
음악은 마음을 치유하고 긴장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음악을 들으면 에너지가 순식간에 전환되니 매번 ‘뽀로로’ 노래만 틀기보다 엄마 본인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어보자. 집안일은 뒷전으로 미루고 아이와 함께 20분이라도 낮잠을 자는 것도 추천한다. 기운이 생기고 활력이 돌아온다.
기억해야 할 점은 엄마의 감정을 아이가 흡수하고 반응한다는 것이다. 아이의 기분이 다소 좋지 않다는 이유로 엄마가 지나치게 신경 쓰고 고민하고 걱정하면, 엄마의 불안한 감정을 아이가 흡수해 기분이 더 징징거리게 된다. 엄마가 힘든 날 아이는 유독 더 징징거리고 떼를 쓴다는 점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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